관계를 회복하는 5월
- 작성일0000/00/0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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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깎아드리며
- 이승하
작은 발을 쥐고 발톱 깎아드린다
일흔다섯 해 전에 불었던 된바람은
내 어머니의 첫 울음소리 기억하리라
이웃집에서도 들었다는 뜨거운 울음소리
이 발로 아장아장
걸음마를 한 적이 있었단 말인가
이 발로 폴짝폴짝
고무줄놀이를 한 적이 있었단 말인가
뼈마디를 덮은 살가죽
쪼글쪼글하기가 가뭄못자리 같다
굳은살이 덮인 발바닥
딱딱하기가 거북이 등 같다
발톱 깎을 힘이 없는
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깎아드린다
가만히 계셔요 어머니
잘못하면 다쳐요
어느 날부터 말을 잃어버린 어머니
고개를 끄덕이다 내 머리카락을 만진다
나 역시 말을 잃고 가만히 있으니
한쪽 팔로 내 머리를 감싸 안는다
맞닿은 창문이
온몸 흔들며 몸부림치는 날
어머니에게 안기어
일흔다섯 해 동안의 된바람 소리 듣는다.
출처: 이승하, 『인간의 마을에 밤이 온다』, 문학사상사
성장 과정에서 누구나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나 트라우마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것으로 인해 부모님과
오래 갈등하고 자신만의 어두운 내면에서 힘들어하며, 자기자신과 주변 세계와 힘든 시간들을 보내기도 합니다. 시인도 어린 시절 부모님과의 아픈 경험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이제 세월의 끝자락에서 노쇠하고 연약한 육신의 어머니를 감싸 안으며 어머니와 어머니의 인생에 대해 한량없는 애틋한 사랑을 쏟아놓습니다. 극진한 자식 사랑에도 불구하고 자식의 마음을 헤아려 일일이 표현해주지 못했던 우리의 부모님들, 그 부모님들의 깊은 속내를 헤아리고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는, 가정의 진정한 회복이 있는 5월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구세군 위기상담센터(1800-1939)에서는 가족관계의 회복을 통해 건강한 가정이 이루어지도록 힘을 실어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이승하
작은 발을 쥐고 발톱 깎아드린다
일흔다섯 해 전에 불었던 된바람은
내 어머니의 첫 울음소리 기억하리라
이웃집에서도 들었다는 뜨거운 울음소리
이 발로 아장아장
걸음마를 한 적이 있었단 말인가
이 발로 폴짝폴짝
고무줄놀이를 한 적이 있었단 말인가
뼈마디를 덮은 살가죽
쪼글쪼글하기가 가뭄못자리 같다
굳은살이 덮인 발바닥
딱딱하기가 거북이 등 같다
발톱 깎을 힘이 없는
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깎아드린다
가만히 계셔요 어머니
잘못하면 다쳐요
어느 날부터 말을 잃어버린 어머니
고개를 끄덕이다 내 머리카락을 만진다
나 역시 말을 잃고 가만히 있으니
한쪽 팔로 내 머리를 감싸 안는다
맞닿은 창문이
온몸 흔들며 몸부림치는 날
어머니에게 안기어
일흔다섯 해 동안의 된바람 소리 듣는다.
출처: 이승하, 『인간의 마을에 밤이 온다』, 문학사상사
성장 과정에서 누구나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나 트라우마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것으로 인해 부모님과
오래 갈등하고 자신만의 어두운 내면에서 힘들어하며, 자기자신과 주변 세계와 힘든 시간들을 보내기도 합니다. 시인도 어린 시절 부모님과의 아픈 경험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이제 세월의 끝자락에서 노쇠하고 연약한 육신의 어머니를 감싸 안으며 어머니와 어머니의 인생에 대해 한량없는 애틋한 사랑을 쏟아놓습니다. 극진한 자식 사랑에도 불구하고 자식의 마음을 헤아려 일일이 표현해주지 못했던 우리의 부모님들, 그 부모님들의 깊은 속내를 헤아리고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는, 가정의 진정한 회복이 있는 5월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구세군 위기상담센터(1800-1939)에서는 가족관계의 회복을 통해 건강한 가정이 이루어지도록 힘을 실어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