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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조절장애가 급증하는 사회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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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충북 충주에서 인터넷 속도가 느리다는 이유로 출동한 수리기사를 흉기로 살해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B(55)씨는 이날 오전 10시 인터넷 수리를 위해 자신의 원룸을 방문한 A씨에게 시비를 걸었고 이후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집안에 있던 흉기로 A씨를 공격했다. 14일 양산경찰서는 아파트 외벽 작업자의 밧줄을 끊어 살해한 혐의(살해 및 살인 미수)C(41)씨를 구속했다. C씨는 지난 8일 오전, 한 아파트 옥상 근처 외벽에서 밧줄에 의지한 채 작업을 하던 D(46)씨가 켜놓은 휴대전화 음악소리가 시끄럽다며 옥상으로 올라가 준비한 칼로 밧줄을 끊었다.


최근 화를 참지 못하고 폭행과 연쇄 방화 등 분노조절장애(충동조절장애)로 인한 범죄가 늘어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경찰은 범죄자 10명중 4명이 분노나 화를 억누르지 못하고 표출하는 충동조절장애 때문에 범죄가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대한민국은 왜 분노조절이 안되는가?


애꿎은 사람의 목숨까지 빼앗는 분노조절장애는 습관 및 충동 장애로 구분되는데 매년 환자가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분노조절장애 환자는 20124937명에서 20165920명으로 최근 4년 사이 약 20%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경쟁이 극심한 사회에서 상대적 박탈감과 피해의식에 따른 분노가 충동장애로 이어진다고 분석한다. 사회에 대한 분노가 자신과 타인의 비교로 이어지고 불평등하다는 피해의식이 쌓이면서 어느 순간 분노로 폭발한다는 얘기다. 밧줄을 끊어 작업자를 사망케 한 사건 피의자는 오전에 일용직을 찾아 나섰다가 찾지 못해 술을 마시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고, 인터넷 기사를 살해한 범인은 내 인터넷만 느리다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혔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삼성서울병원과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의 발표에 따르면 분노조절장애(충동조절장애)는 충동으로 인한 분노, 화를 없애기 위해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정신질환을 말한다고 한다. 간헐성 폭발장애 병적 방화 병적 도벽 등으로 분류되는데 환자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지나친 의심, 공격성, 폭발성을 보이기 때문에 타인과의 관계 형성이 어렵고 잠정적으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김선미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공통적으로 유전적, 생물학적, 환경적, 사회심리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생물학적으로는 뇌의 변연계와 안와전두엽 부위의 기능장애, 세로토닌 신경전달이 감소된 경우가 흔히 원인으로 거론된다과거의 뇌손상, 두부손상, 뇌염과도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환경적, 사회 심리적으로 아동기에 부모의 알코올 중독, 학대와 방임, 부모간의 불화 등이 많았던 환경에서 성장한 경우 더 흔하게 일어난다참았을 때 보상을 적절히 해주고 가족이 옆에서 가르쳐줌으로써 조절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분노조절,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정영철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선 분노조절장애가 어떤 원인으로 발생했는지 본인 스스로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는데 뇌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약물치료가, 외부적인 요인 등으로 인해 발생했다면 상담치료가 각각 이뤄지게 된다고 설명한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스스로 분노 조절이 어렵다면 정신과 치료를 받아보는 게 바람직하다정신과 치료라고 해서 결코 부끄럽거나, 떳떳하지 못할 일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강조한다. 또한 홍 교수는 자가진단을 통해 분노 조절이 조금 어려운 단계가 나왔다면 소리 내서 울기편지 및 일기 쓰기 등을 통해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눈물은 스트레스에 의한 카테콜아민을 배출시켜 마음에 안정을 주고, 분노할 때의 감정을 글로 옮기면 객관적으로 감정을 파악할 수 있어 통제력을 생기게 한다고 말한다.



분노조절장애 자가진단 테스트

1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쉽게 포기하고 좌절감을 느낀다.

2

성격이 급해서 금방 흥분하는 편이다.

3

타인의 잘못을 그냥 넘기지 못하고 문제를 일으킨다.

4

내가 한 일이 잘한 일이라면 반드시 인정을 받아야 하고, 인정받지 못하면 화가 난다.

5

다른 사람들이 나를 무시하는 것 같고 억울하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6

화가 나면 주변의 물건을 집어던진다.

7

중요한 일을 앞두고 화가 나 그 일을 망친 경험이 있다.

8

내 잘못을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며 화를 낸다.

9

화가 나면 쉽게 풀리지 않아 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

10

게임을 할 때, 의도대로 되지 않으면 화가 쉽게 난다.

11

화가 나면 상대방에게 거친 말과 함께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12

분노의 감정을 어찌할지 몰라 당황한 적이 있다.

 



분노조절장애 자가진단 테스트 12개 문항 중



 



1-3: 분노조절 가능



4-8: 분노조절 능력 조금 부족



9개 이상: 전문의 상담 필요





대검찰청에 따르면 20041810건이던 우발적 폭행 건수는 2014년에는 71036건으로, 5배 넘게 늘었음을 알 수 있다. 분노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범죄로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게 아니라 사회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창수 고려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주변 환경을 정비하면 개인 비행도 줄어든다는 깨진 창문 이론처럼 사회적 안전망을 잘 구축해 분노가 생기는 상황을 줄여야한다고 말한다


분노조절장애에 따른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가정과 학교에서는 갈등분노 조절과 관련한 인성 교육을 강화해야하며, 아동의 정서발달시기에 초점을 두고 부모교육을 진행하는 등 지자체 및 관련기관의 적절한 개입 역시 필요하다. 미국 등 사회복지 선진국에서는 이미 이러한 개입을 할 수 있는 법안이 마련되어 있다. 무엇보다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감정 조절이 어려워지면서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이를 해소하고 다룰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구세군에서는 아동 및 청소년기의 안정적인 정서발달의 중요성을 직시하며, 자체적으로 개발한 부모 및 인성교육과 개인의 스트레스나 불편한 감정들을 해소할 수 있는 상담프로그램, 심적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로하기 위한 24시간 전화무료상담 희망의 전화등을 제공하는 토탈케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