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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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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마셜B. 로젠버그의『비폭력대화』(바오)p.167-168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칼 로저스(Carl Rogers)는 공감을 받는 사람에게 미치는 효과를 이렇게 묘사했다.
 "어떤 사람이 당신을 비판하려 하지 않고, 당신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지 않고, 당신에게 영향을 미치려 하지 않으면서...... 당신의 말을 진지하게 귀 기울여 들어줄 때는 정말 기분이 좋다. 누군가 내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나를 이해해주면, 나는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다시 보게 되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누군가가 진정으로 들어주면 암담해 보이던 일도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돌이킬 수 없어 보이던 혼돈도 누군가가 잘 들어주면 마치 맑은 시냇물 흐르듯 풀리곤 한다."


 공감에 관해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대안학교를 운영하는 교장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어느 날 교장이 점심식사 후에 돌아와 보니, 밀리라는 초등학생이 풀이 죽어서 교장실 앞에 앉아 자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교장은 학생 옆에 앉았다. 밀리는 "앤더슨 선생님, 선생님은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만 입히면서 한 주를 보낸 적이 있으세요? 일부러 상처를 주려고 하지도 않았는데 말이에요"하고 말했다.
 "나도 그런 적 있단다. 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것 같구나." 교장이 대답했다. 그러자 밀리라는 학생은 자신이 한 주를 어떻게 보냈는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교장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그때 나는 매우 중요한 회의에 참석해야 했어요. 외투도 아직 입은 채였어요. 회의실에서 사람들이 나를 기다릴 텐데 하는 걱정으로 조바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밀리에게 물었죠. '밀리, 내가 너를 위해 무엇을 해주면 좋겠니?' 밀리는 손을 내 양어깨에 올리고,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앤더슨 선생님, 저는 선생님께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요. 다만 제 말씀을 들어주셨으면 해요.' 이때가 바로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깨달음을 얻은 순간이었답니다. 어린아이가 나를 가르친 셈이죠. 나는 생각했지요. '회의실에서 나를 기다리는 어른들은 신경 쓰지 말자!' 그러고는 밀리와 좀더 조용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긴 의자로 자리를 옮겼어요. 밀리가 이야기 하는 동안, 나는 팔로 밀리의 어깨를 감쌌고, 밀리는 머리를 내 가슴에 기대고 팔로 내 허리를 감쌌어요. 그런데 오래 걸리지도 않았어요."
 
 나는 NVC(비폭력대화)를 통해 다른 사람과 공감하며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을 길렀다는 말을 들을 때, 내 일에 가장 보람을 느낀다. 스위스에 사는 친구 로렌스는 여섯 살짜리 아들이 이야기 도중에 화를 내며 뛰쳐나가는 바람에 얼마나 속이 상했는지 모른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최근에 로렌스와 같이 NVC(비폭력대화) 워크샵에 왔던 그녀의 열 살짜리 딸 이사벨이 이렇게 말했다.
 "엄마, 화가 많이 났어요? 엄마는 동생이 골났을 때 밖으로 나가지 말고 그대신 엄마하고 이야기하면 좋겠어요?"
 로렌스는 이사벨의 말을 듣고, 긴장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그 결과로 아들이 돌아왔을 때 좀 더 이해하는 마음으로 대할 수 있게 되었다.